'일본'이라는 나라 이름은 언제부터 사용되었을까?


 
 

2-1. 일본 국명의 등장과 의미

 

쇼토쿠 태자
쇼토쿠 태자(위키피디아)

 

중국 역사서 『수서(隋書)』(636년)에는 ‘일본’이라는 국명이 처음 등장한다. 일본’은 ‘태양의 근원’, ‘해뿌리’를 의미하며, 607년 쇼토쿠 태자가 수나라 양제에게 보낸 서한에서 ‘떠오르는 태양의 땅’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 그 기원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은 동쪽이 태평양으로 이어지는 지리적 특성상, 예전부터 해가 가장 먼저 뜨는 나라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기에 이러한 명칭이 탄생했다.

 

“해가 뜨는 곳의 천자가 해가 지는 곳의 천자에게”(쇼토쿠 태자)

 

기록에 따르면, 수양제는 이 편지를 받고 불쾌감을 느꼈다고 한다. 한편, 『삼국사기』 문무왕 본기에도 670년(문무왕 10년) 왜국에서 사신이 와 자신들의 나라를 ‘일본’이라 칭했으며, 이는 해 뜨는 곳과 가깝기 때문이라는 기록이 남아 있다.

 

"왜국(倭國)이 국호를 바꿔 일본이라 하였다. 이는 스스로 말하기를 해 뜨는 곳과 가까운 곳에 있으므로 그와 같이 이름을 지은 것이다."(삼국사기)

 

『구당서(舊唐書)』에 따르면, 일본이 국호를 바꿀 당시 ‘왜소하다’는 뜻을 가진 ‘왜(倭)’라는 한자가 멸칭으로 여겨졌기 때문에 ‘일본’으로 변경했다고 한다. 또한 8세기에 들어서는 ‘왜(倭)’와 발음이 같은 ‘和’(평화, 조화, 균형을 의미)로 바꾸기도 했다.

 

"일본국은 왜국의 별종이다. 그 나라가 해 뜨는 변두리에 있으므로 나라 이름을 일본이라고 하였다. 또는 왜국이 스스로 그 이름이 아름답지 않음을 꺼려서 일본이라고 고쳤다고도 하고, 일본은 예로부터 소국이었는데 왜국의 땅을 병합하였다고도 한다."(구당서)

 

 
 

2-2. 야마토 정권과 일본 국호의 정착

 

야마토 정권
야마토 정권(위키피디아)

 

4~5세기에 성립한 야마토 정권은 초기 단계의 국가로, 강력한 중앙집권 체제를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일본 고대사의 최대 내란인 ‘진신의 난(壬申の乱)’ 이후 야마토 정권 내 호족 세력이 크게 약화되었고, 살아남은 귀족들은 권력을 잡은 오아마(大海人) 왕자에게 복종할 수밖에 없었다. 이로 인해 야마토 정권은 세력을 확장하며 중앙집권 국가로 발전할 기반을 마련했다.

 

덴무 덴노
덴무 덴노(위키피디아)

 

오아마 왕자는 ‘덴무 덴노(天武天皇)’로 즉위하였으며, 이 시기부터 왕을 대신하여 신격화된 ‘덴노(天皇)’라는 칭호가 쓰이기 시작했다. 덴노의 권위는 조상신 아마테라스를 신성시하는 제정일치적 성격을 띠고 있었다. 참고로 7~8세기경에는 ‘스메라미코토’ 또는 ‘스메라키’로 발음되었으며, 오늘날처럼 ‘덴노’라고 읽기 시작한 것은 19세기 후반 메이지 유신 이후의 일이다. 편의상 본문에서는 ‘덴노’라는 용어를 통일하여 사용한다.

덴무 덴노는 중앙집권국가를 만들기 위해 가장 중요한 개혁인 ‘율령제’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법과 제도를 마련해야 호족들을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고, 국가의 위계와 질서를 정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개혁은 덴무 덴노 사망 이후에도 지속되었으며, 결국 701년 ‘다이호 율령(大宝律令)’이 반포되면서 일본의 율령국가 체제가 확립되었다. 이와 함께 ‘일본’이라는 국호도 공식적으로 정착되었다.

일본의 율령국가는 중국의 과거 제도를 완전히 도입하지는 않았으며, 세습적이고 귀족 중심의 체제를 유지했다. 또한 덴노의 권위를 신격화하는 아마테라스 신앙이 강조되었기에, 씨성제(氏姓制)적인 성격이 강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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